바이오스펙테이터 서윤석 기자
중국에서 진행된 임상 데이터만으로 미국에서 신약승인 받기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일라이릴리(Eli Lilly)에 이어 허치메드(HUTCHMED)의 진행성 신경내분비암(NETs) 치료제도 중국 내 임상 데이터라는 이유로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승인거절 받았다. 허치메드가 진행한 2건의 중국내 임상 3상과 미국 가교임상(bridging study)이 미국내 인종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릴리가 중국 파트사인 이노벤트(Innovent Biologics)와 함께 허가를 진행한 비편평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PD-1 항체 ‘티비티(TYVYT, sintilimab)’에 대해 FDA로부터 최종보완요구서(CRL)를 받은 것과 동일한 이유다.
허치메드는 지난 2일(현지시간) 경구용 카이네이즈 저해제(kinase inhibitor) 수루파티닙을 진행성 신경내분비암(advanced neuroendocrine tumors, NETs)에 대해 FDA로부터 CRL을 받았다고 밝혔다.
발표에 따르면 FDA는 허치메드가 진행한 수루파티닙의 임상이 미국내 인종다양성을 충분히 대변하지 못해, 다지역임상(multi-regional clinical trial, MRCT)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허치메드는 이번 승인거절은 수루파티닙의 안전성과는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수루파티닙은 경구용 카이네이즈 저해제(angio-immune kinase inhibitor)로 혈관형성을 조절하는 VEFGR, FGFR과 TAM(tumor-associated macrophage)을 조절하는 CSF-1R(colony stimulating factor-1 receptor)을 저해한다.
신경내분비암(NETs)은 신경계와 상호작용하는 세포나 호르몬을 분비하는 샘에서 발병한다. 췌장성(pNETs)과 비-췌장성(epNETs)으로 구분되며 내분비암환자의 10~20%가 췌장성 신경내분비암으로 진단받는다. 화이자(Pfizer)의 PDGF와 VEGFR 저해제 '수텐트(sutent, sunitinib)', 노바티스의 mToR 저해제 '아피니토(Afinitor, everolimus)' 등이 pNETs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웨이구오 수(Weiguo Su) 허치메드 CEO는 “FDA의 이번 결정은 실망스럽지만, NET 환자들에게서 확인한 수루파티닙의 효과에 확신을 가지고 있다”며 “미국 환자들에게 수루파티닙을 제공하기 위해 FDA와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루파티닙은 중국에서 ‘술란다(Sulanda)’라는 이름으로 지난 2020년과 2021년 각각 epNETs, pNETs 적응증으로 승인받은 약물이다. 허치메드의 수루파티닙은 현재 유럽에서 마케팅허가신청서(MAA)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