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서윤석 기자
미국 머크(MSD)는 13일(현지시간) 올해 4분기에 신규 다가(multi-valent)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에 대한 임상1상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EUROGIN 2024 HPV Congress에서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신규 다가 HPV 백신 후보물질은 머크의 블록버스터 HPV 백신 가다실/가다실9(gardasil®/gardasil9®) 보다 다양한 HPV 유형에 대해 더 광범위한 보호효과를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신규 다가 HPV 백신 후보물질은 머크의 독점적인 VLP(virus-like particle)을 사용하며 여기에는 아프리카, 아시아계 인구에 더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여러 HPV 유형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머크는 지난 2006년과 2014년 각각 가다실과 가다실9을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자궁경부암 백신으로 승인받았다. 가다실/가다실9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9% 증가한 88억8600만달러로 전체 제품 매출에서 키트루다에 이어 두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가다실은 HPV 6, 11, 16, 18형과 관련 암을 예방할 수 있으며, HPV 16, 18형은 대부분의 HPV 관련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다실9은 HPV 6, 11, 16, 18형에 추가로 HPV 31, 33, 45, 52, 58형을 예방할 수 있어 더 넓은 범위의 HPV를 커버한다. 가다실9보다 더 광범위한 HPV형 예방을 목표로 한 다가 HPV 백신으로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견고히 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가다실/가다실9의 경쟁제품으로 GSK의 ‘서바릭스(Cervarix)’가 사용됐었으나 경쟁에서 밀리며 지난 2016 결국 미국내 판매를 중단했다. 서바릭스는 미국외 국가에서는 사용중이다.
엘리아브 바(Eliav Barr) 머크연구소 수석부사장이자 최고의료책임자(CMO)는 “가다실/가다실9이 공중보건에 미치는 중요성에 대한 연구결과는 지속 보고되고 있다"며 "HPV 분야에 대한 리더십을 기반으로 특정 HPV 관련 암과 질환에 대한 전세계적 보건부담을 줄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다가 HPV 백신 임상과 함께 머크는 가다실9 단회 투여요법의 유효성, 안전성을 이미 승인된 3회 투여요법과 비교분석하는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해당 임상은 16~26세 남성과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올해 4분기 피험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머크는 2019년부터 가다실/가다실9의 생산역량을 확장해왔으며, 그 결과 지난 2020~2024년 사이 생산량을 2배로 늘렸다. 머크는 2025년까지는 충분한 수준의 HPV 백신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향후 생산역량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