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이중항체 전문기업 에이비엘바이오(ABL Bio)가 이중항체 ADC를 포함한 차세대 항체-약물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 ADC) 개발에 베팅한다. 내년까지 최소 3개의 이중항체 ADC의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하겠다는 목표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ADC를 포함한 차세대 ADC 개발을 위해 14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2일 밝혔다.
제3자 배정 대상자는 KDB산업은행,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인터베스트, 하나금융그룹, 컴퍼니케이파트너스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들 기관을 대상으로 상환 의무가 없는 전환우선주(CPS) 577만8196주를 발행하게 된다. 신주 발행가액은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산정된 기준주가 2만3650원 대비 2.45% 할증된 주당 2만4229원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번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차세대 ADC를 개발하는데 투자할 예정이다. 현재 글로벌에서 개발 중인 ADC는 대부분 HER2, TROP2 등 일부 표적에 집중돼 있는 반면, 이중항체를 포함한 다중항체 ADC 개발은 아직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기회를 봤다. 아직까지 시판된 이중항체 ADC는 없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토포아이소머라제1(topoisomerase 1, TOP1) 저해제 페이로드(payload)를 적용한 이중항체 ADC 및 신규 표적 단일항체 ADC를 개발해 글로벌 ADC 시장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
이중항체 ADC는 약물의 암조직 전달 특이성을 높이면서, 약물이 암세포내로 더 빠르게 들어갈 수 있게하는(internalize)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이중항체 ADC는 기존 단일클론항체 ADC 대비 약물 안전성이 개선되고, 더 높은 치료용량범위(therapeutic window, TI)를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중항체 ADC에 대한 기대감을 볼 수 있는 딜로, BMS는 지난해 12월 시스트이뮨(SystImmune)과으로부터 임상1상 단계에 있는 EGFRxHER3 ADC ‘BL-B01D1(izalontamab brengitecan)’을 계약금 8억달러를 포함해 총 84억달러에 사들인 바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기존의 4-1BB 기반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및 혈뇌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Grabody-B)’ 프로그램은 추후 수취 예정인 기술료(Milestone)와 추가 기술이전에 따른 계약금 등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글로벌 빅파마 사노피(Sanofi), 컴퍼스 테라퓨틱스(Compass Therapeutics), 유한양행(Yuhna), 시스톤 파마슈티컬스(CStone Pharmaceuticals) 등 다양한 신약 개발 기업에 이중항체 기술을 라이선스아웃한 바 있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회사의 이중항체 전문성과 ROR1 ADC 공동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의 도약을 견인할 차세대 ADC 개발 전략을 구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이중항체 ADC는 아직 개발 초기 단계이지만,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적극적인 투자를 통한 조속한 시장 선점이 필수적”이라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국내 유수의 기관 투자자들이 에이비엘바이오가 제시한 비전을 믿고 투자를 결정한 만큼, 연구개발을 가속화해 2025년까지 최소 3개 이중항체 ADC에 대한 임상시험 신청서를 제출함으로써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우뚝 서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