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석 충북대 교수
이번 연재에서는 CTLA-4 혹은 PD-1을 저해하는 면역체크포인트 저해제(ICI)가 어떤 임상개발과정을 거쳐서 마침내 상용화되었는지를 알아보도록 한다.특히 면역체크포인트 저해제라는 기존의 항암제와는 다른 특성을 가지는 항암제가 개발되는 임상개발 단게에서 어떠한 난점을 극복해야 했는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CTLA-4 항체의 임상 1상 개시
2000년대 초 메다렉스는 UCSF, NIH 등의 연구팀과 협력하여 anti-CTLA-4 항체인 이필리무맙(Ipilimumab)에 대한 파일럿 연구수준의 1상 임상연구를 개시하게 된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은 CTLA-4에 대한 최초의 임상시험은 CTLA-4에 대한 단일항원항체를 만들기 시작한지 불과 1년 반이라는 짦은 시간안에 시도되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짧은 시간내에 항체 발굴에서 임상시험이 가능하게 된 요인이라면 생쥐 유래의 단일항원항체를 발굴한 후 항체 인간화 작업을 거치던 기존의 항체의약품과는 달리, 메다렉스가 가진 플랫폼인 인간 항체를 직접 생성할 수 있는 형질전환 생쥐를 이용하여 바로 인간항체를 분비하는 하이브리도마를 분리하였고, 하이브리도마에서 얻은 항체를 이용하여 바로 1상 연구가 진행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1](3상 이후의 임상시험은 다른 항체의약품과 마찬가지로 CHO 세포에서 발현된 재조합 항체를 이용하여 진행되었다).
이필리무맙의 임상시험을 시작할 당시의 가장 큰 의문은 면역체크포인트를 억제함으로써 필연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면역 억제에 의한 독성이 어느정도냐는 것이다. CTLA-4가 녹아웃된 생쥐에서 T세포의 과다 활성화로 생쥐가 태어난지 몇주 안에 죽는다던가[2] PD-1 녹아웃 생쥐에서 루푸스 등의 자가면역질환이 관찰된 것을 감안하면[3] 면역체크포인트 억제에 의한 부작용은 임상시험 전에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문제였다. 그러나 과연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동시에 항암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용량이 투여되어야 하는지가 관건이었다.
최초의 임상시험은 UCSF에서 14명의 전립선암 대상으로 3mg/kg 용량으로 투여되었고 이중 2명의 환자로부터 전립선 특이적 항원(PSA:Prostate-specific antigen) 양이 감소되는 것이 관찰되었다[4]. 이후 NIH에서 전이성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에서 약 10-20% 정도의 환자에서 암 억제의 효과가 관찰되었다[5]. 그러나 이미 예상되었듯이 면역 억제로 인한 여러가지 부작용들이 나타나는 것 역시 확인되었다. 2004년, 메다렉스는 브리스톨-마이어-스큅스(Bristol-Myer Squipps, BMS)와 협력하여 이필리무맙의 임상시험을 진행하려고 하였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