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이승환 기자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의 항혈소판제 ‘브릴린타(Brilinta, 성분명 ticagrelor)’가 심혈관 사망, 심정지, 뇌졸중 등의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스트라제네카는 관상동맥질환으로 ‘아스피린(Aspirin, 성분명 acetylsalicylic acid)’을 복용 중이거나 복용 예정인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브릴린타를 투여한 임상3상(THEMIS, NCT01991795) 결과를 지난 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THEMIS 연구에서 ‘브릴린타+아스피린’ 병용요법이, 기존 심혈관계 질환 예방법인 아스피린 단독요법보다 심혈관 위험이 10% 이상 낮았다. 다만, 항혈소판제 사용으로 출혈 위험은 증가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THEMIS에 참여한 환자 가운데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percutaneous coronary intervention, PCI)을 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를 추려내 THEMIS-PCI 연구라는 이름으로 추가 분석을 진행했다. THEMIS-PCI 연구에서는 브릴린타 병용요법을 투여받은 투여그룹의 심혈관 위험이 아스피린 단독요법을 투여받은 비교그룹보다 15% 이상 낮았다고 아스트라제네카는 설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번 연구결과를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2019 유럽심장학회(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 Congress 2019, ESC 2019)에서 발표했으며, 국제학술지 ‘뉴일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NEJM)’에 게재헀다(doi: 10.1056/NEJMoa1908077). THEMIS-PCI 연구결과는 ‘란셋(Lancet)’에 게재됐다(doi: 10.1016/S0140-6736(19)31887-2).
당뇨병 환자의 관상동맥질환 유병률은 50% 이상이며, 당뇨병이 없는 사람에 비해 관상동맥질환 발생 위험은 2~4배, 관상동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3~7배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당뇨병 자체가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로 다루어지기도 한다. 현재 당뇨병과 관상동맥질환을 동시에 지닌 환자에게 염증, 통증, 혈전 등을 감소시키는 아스피린을 쓰고 있지만, 출혈 부작용 발생 위험이 혈전 용해 효과보다 큰 것으로 확인돼 사용이 제한적이다.
2011년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사용을 승인받은 브릴린타는 혈소판의 응고작용에 관여하는 P2Y12 수용체에 결합해 혈전 생성을 방지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혈전 생성으로 뇌졸중, 심근경색, 심정지 등을 경험한 환자에게 쓰였던 브릴린타를 당뇨병과 관상동맥질환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 투여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THEMIS 연구는 1만922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브릴린타+아스피린’ 병용요법 투여그룹과 ‘브릴린타 위약+아스피린’을 투여받은 비교그룹을 39.9개월의 추적 기간(중간값) 동안 심혈관계 질환 발생을 확인했다. 영구적으로 투여를 중단한 비율은 브릴린타 투여그룹이 34.5%로 높았다. 아스피린 비교그룹의 투여 중단 비율은 25.4%였다. 심근경색, 뇌졸중, 치명적인 출혈, 뇌출혈 등으로 사망에 이르거나 되돌릴 수 없는 손상이 생겨난 비율은 두 그룹이 비슷했다(브릴린타 투여그룹: 10.1%; 아스피린 비교그룹: 10.8%).
THEMIS-PCI 연구는 THEMIS에 참여한 1만9220명 가운데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을 받은 경험이 있는 1만1154명(THEMIS 환자 중 약 58%)의 환자를 대상으로 추가 분석됐다. THEMIS-PCI 연구에서 심근경색, 뇌졸중, 치명적인 출혈, 뇌출혈 등으로 사망에 이른 환자 비율은 두 그룹이 비슷했다(브릴린타 투여그룹: 5.1%; 아스피린 비교그룹: 5.8%; p=0.11).
THEMIS 연구의 공동책임자인 디팍 바트(Deepak L. Bhatt) 하버드 의과대학 교수는 “관상동맥질환을 경험한 제2형 당뇨병 환자에 대한 치료법은 제한적”이라고 밝히며, “THEMIS 연구결과는 심혈관 위험 감소, 심혈관계 질환을 경험한 환자에게 항혈소판제 병용요법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이해를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