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조정민 기자
상피 성장인자 수용체(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EGFR)는 상피조직 기원의 암을 치료하는데 검증된 타깃이다. 악성 변이가 발생할 때 EGFR이 활성화하는 것이 밝혀지면서 많은 바이오제약기업이 EGFR 타깃의 표적항암제 또는 면역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쿠바에서는 무려 2002년부터 자체 개발한 EGFR 단일클론 항체 치료제를 상피조직 암에 사용하고 있다.
쿠바 분자 면역학 연구소(CMI)에서 개발한 ‘Cimaher’ 항체 치료제는 EGFR에 결합해 활성을 억제함으로써 종양의 성장을 막고 종양 크기를 줄이는 효과를 가진다. 또한 이 약물은 항체 반응의 특이성이 높아 EGFR이 과도하게 발현하는 종양조직에 우선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정상조직에서는 낮은 독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쿠바는 2002년 Cimaher를 두경부암 치료제로 적용하는 것을 허가했으며, 이후 성인과 소아의 뇌종양 치료제로 적용하는 것을 추가로 허용했다. 쿠바 측은 Cimaher가 두경부암과 뇌종양 뿐만 아니라 후두암, 췌장암 등에서 임상적 효과를 나타내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Cimaher는 정맥주사 형태로 1주마다 200mg을 투여하며 최소 6주간 유도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또한 2~3주 간격으로 유지를 위한 치료를 해야 한다. 각각의 적응증에 따른 적용 가이드라인에 따라 환자에게 적용해야 하며 화학적 항암치료 또는 방사선 치료가 수반될 수 있다.
쿠바 분자 면역학 연구소는 적응증 확장을 위해 폐암, 후두암, 췌장암, 위암, 전립선암, 두경부암 등의 각기 다른 병기에 대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자체 개발 중인 다른 타깃에 작용하는 치료제와 병행했을 때의 효과에 대해서도 확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Cimaher는 잠재력을 인정받아 일본, 미국 등에서도 임상이 진행 중이다. 일본에서 연말 종료를 목표로 위암환자에 대한 임상 3상이 한창이다. 미국에서는 지난해부터 미국의 로즈웰 파크 암 연구소에서 임상1/2상을 진행하고 있다.
쿠바 측은 “EGFR에 작용하는 단일클론항체 치료제 가운데 베스트-인-클래스(Best-in-class)라고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중남미 생명공학산업 강국 쿠바의 바이오·제약 분야 유망 기술을 소개하고 기술교류를 촉진하기 위한 '한-쿠바 바이오파마 기술교류 세미나'가 오는 9월 12일 오후 2시 서울 양재동 엘타워 골드홀(지하1층)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쿠바의 의료, 바이오제약 분야를 총괄하는 바이오쿠바파르마(BioCubaFarma)의 루이스 에레라 마르티네스(Luis Herrera Martinez) 기술고문이 방한해 쿠바의 바이오제약산업 현황 및 투자 환경을 소개하고 국내 기업들과의 기술교류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에드슨 루이스 브리또(Edson Luis de Brito)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상임컨설턴트가 참여해 국내 기업의 진출이 미진한 중남미 바이오제약산업 투자환경을 소개한다. 홍진태 충북대 약대교수는 '신약개발 실제와 빅데이터 활용', 임정희 인터베스트 전무는 'Case Study on Licensing-In & Co-Development'를 주제로 강의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