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신창민 기자
제일약품(Jeil Pharmaceutical)의 자회사인 온코닉테라퓨틱스(Onconic Therapeutics)는 지난 5일부터 10일까지 미국 샌디에고에서 열린 미국 암연구학회(AACR 2024)에서 PARP/TNKS 이중저해 표적항암제인 ‘네수파립(nesuparib, JPI-547/OCN-201)’의 자궁내막암에 대한 비임상 효능시험 결과를 발표했다고 11일 밝혔다.
발표에 따르면 자궁내막암(endometrial cancer)은 선진국에서 흔히 발견되는 부인과암(gynecologic tumor)으로, 다른 암종에 비해 치료 옵션이 상대적으로 적어 진행성 혹은 재발성 자궁내막암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제가 필요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네수파립은 PARP와 탄키라제(tankyrase, TNKS)를 동시에 저해하는 약물로, 기존의 PARP 저해제의 내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또한 기존 PARP 저해제는 세포주기 조절을 통해 세포분화나 세포 성장속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PTEN 유전자의 결손이 없는(WT) 자궁내막암에 대해서는 한계가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번 학회에서 이신화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팀은 세포수준의 비임상 비교시험(in vitro)을 통해 네수파립이 PTEN 유전자 결손이 없는 자궁내막암 세포주(HEC-1A, HEC-1B)에서 유의미한 암세포 사멸 효과를 확인했다. 또한 네수파립은 PTEN 유전자 결손이 있는 자궁내막암 세포주(Ishikawa)에서 더 큰 암세포 사멸효과를 나타냈다.
반면 기존 PARP 저해제로 사용되고 있는 ‘린파자(Lynparza, olaparib)’를 처리했을 땐 PTEN 유전자 결손이 없는 세포주에서 유의미한 세포 사멸이 관찰되지 않았다. 이같은 항암 효과는 마우스 실험을 통해 재확인했다.
PTEN 유전자 결손이 없는 세포주(HEC-1A)를 이식한 마우스 모델에서 네수파립 투여군은 린파자,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종양성장 억제효능(TGI)을 나타냈다. 또한 PTEN 유전자 결손이 있는 세포주(Ishikawa)를 이식한 마우스에선 네수파립 투여시, 투약 28일차에 TGI가 위약군 대비 60% 가량 개선됐으며, 린파자 투여군은 위약군과 비교해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다.
이를 바탕으로 네수파립은 PTEN 유전자 결핍과 상관없이 자궁내막암의 종양성장을 늦추고 세포사멸을 촉진할 수 있으며, PTEN 유전자가 결핍된 자궁내막암 세포에서 더 큰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김 존 온코닉테라퓨틱스 대표는 "PARP와 Tankyrase를 동시에 억제하는 네수파립(JPI-547)의 자궁내막암 치료에 있어서 높은 잠재력을 비임상을 통해 확인했다”며 “환자에서 내약성이 확보된 네수파립의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자궁내막암 환자들에게 필요한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하기 위해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서울아산병원 항암유효성평가지원센터(APEX)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APEX는 신약의료기기 상용화 성공률 제고를 위한 사업인 ‘질환유효성평가지원센터 사업(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으로 운영된다. 온코닉은 현재 네수파립으로 국내 난소암 임상2상을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