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신창민 기자
제일약품(Jeil Pharmaceutical)의 자회사인 온코닉테라퓨틱스(Onconic Therapeutics)는 24일 자체 개발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신약 ‘자큐보정(성분명: 자스타프라잔)’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허가를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승인은 지난 2022년 11월 이후, 2년의 공백을 깨고 국내 37호 신약의 시판허가 건이다.
자큐보는 위식도역류질환 등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에서 기존 프로톤펌프저해제(PPI) 제제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는 칼륨경쟁적 위산분비 저해제(P-CAB) 계열 신약이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급여 등재를 거쳐 연내 자큐보의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영업 및 판매유통 파트너는 관계사인 제일약품이 맡아 진행하며 국내 P-CAB 시장 안착과 매출 극대화를 이끌어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PPI는 지난 30여년 동안 위산 관련 질환 치료에 꾸준히 사용돼왔으나, 느린 작용시간과 불안정한 약제 상호작용, 미미한 야간 산분비 억제효과 등의 한계점이 따랐다. 특히 위산에 의한 약물 활성화 과정이 필요해 아침 공복이나 식전에 복용해야하는 불편함이 있어 환자들에게 단점으로 작용해왔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반면 P-CAB 신약 자큐보는 위산을 분비하는 양성자 펌프와 칼륨이온 결합을 방해해 위산이 분비되는 것을 경쟁적으로 차단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이러한 P-CAB 고유의 특성으로 위내 산성 환경에서 안정적이고 위산에 의한 활성화가 필요없기 때문에 위산 정도와 관계없이 양성자 펌프에 결합해 즉각적인 효능을 발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PPI는 최대 발현효과를 보이기까지 4~5일이 걸리지만 자큐보는 복용 즉시 효과를 볼 수 있으며, 긴 반감기에 따른 지속적인 위산억제작용으로 야간 가슴쓰림 증상에 더욱 효과적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이번 식약처 승인은 국내 28곳의 의료기관에서 위식도역류질환 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3상 결과를 토대로 이루어졌다. 온코닉은 임상3상에서 자큐보의 점막결손 치료 효과와 안정성을 확인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유럽소화기학회(UEGW)에서 발표한 임상3상의 주요 데이터에 따르면 자큐보는 8주간 투여시 치료율 97.9%를 나타냈다. 4주간 투여시 비교군보다 7.4% 높은 치료율을 보이며 약효와 안전성을 확인했다.
이번 자큐보정 임상3상을 주도한 정훈용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자스타프라잔(자큐보정)은 투여 1시간 이내 빠르게 약효가 나타나며, 24시간 동안 위내 pH를 4이상으로 유지하는 비율이 85%로 P-CAB 제제 중 높아, 우수한 약효 지속성으로 야간 산 분비 증상 개선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존 온코닉테라퓨틱스 대표는 “대형제약사의 전유물과 같던 신약 허가를 온코닉테라퓨틱스와 같은 특화된 신약연구개발기업이 임상부터 최종 신약 허가까지 이루게 되어 매우 의미있고 영광이라 생각한다”며 “자큐보정의 우수성을 기반으로 국내외에서 K-신약의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는 신약연구개발 기업으로 그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자큐보의 위궤양을 비롯한 추가 적응증 확대를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자큐보는 지난해 중국 제약기업 리브존파마슈티컬그룹(Livzon Pharmaceutical Group)에 중화권 지역에 대한 개발, 상업화 권리를 1억2750만달러(약1600억원) 규모에 라이선스아웃(L/O)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