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지난 10여년간 제넨텍(Genentech)의 정체성이었던 암 면역학(cancer immunology) 분야를 이끌었던 아이라 멜만(Ira Mellman) 부사장이 몇 달내에 퇴사한다. 지난 2007년 예일대의대에서 세포내 운송수단인 엔도좀(endosome)을 발견한 저명한 세포생물학자로 제넨텍으로 합류한지 17여년만에 회사를 떠난다. 이 소식에 업계는 크게 술렁거리고 있다.
멜만은 2013년 면역항암제(immuno-oncology, IO) 분야 연구의 기초가 된 프레임을 제시한 ‘암-면역사이클(cancer-immunity cycle)’을 제시한 스타 과학자이며, 같은해 제넨텍의 암 면역학 부서를 설립해 팀을 이끌었다. 어쩌면 그는 제넨텍 R&D의 상징같은 인물이다. 그는 제넨텍에서 PD-L1 ‘티쎈트릭’과 CD20xCD3 이중항체 ‘룬수미오(Lunsumio, mosunetuzumab)’, 그리고 가장 최근에 잇따른 실패를 알리며 이제는 거의 막바지(?)에 접어든 TIGIT 면역항암제 개발의 붐을 이끌어왔다. TCR-T 세포치료제, mRNA 암백신 등으로도 영역을 넓혔었다.
멜만의 퇴사 결정은 제넨텍이 그가 이끌던 암 면역학 연구부서를 프레데릭 드 소바지(Frederic de Sauvage)가 이끄는 분자항암제(molecular oncology) 연구부서에 통합해, 단일 항암연구 부문으로 바꾸는 조직개편이 영향을 미쳤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멜만은 "암 면역학 분야를 독립기관에서 해체되는 결정에 따라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했다"면서 "우리 그룹은 산업과 아카데미에서 이 주제에 전념하는 가장 크고 (또한 가장 훌륭한) 그룹이었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번 멜만의 퇴사 소식은 업계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고 있으며, 단순히 제넨텍이 면역항암제 부문을 축소한다는 시그널에서 나아가, ‘로슈가 정말로 제넨텍을 독립적인 R&D 조직으로 운영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을 다시금 소환하고 있다. 로슈가 제넨텍을 인수한 이후 계속해서 주요 리더십의 변화가 있어왔고, 인수 이후로부터 제넨텍은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는 비판적인 의견까지 터져나오고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