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Lunit)은 오는 13일(현지시간)부터 17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유럽종양학회(ESMO 2024)에서 AI 바이오마커 ‘루닛 스코프 IO(Lunit SCOPE IO)’를 활용해 진행성 위암 환자 대상 면역항암제 병용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연구결과를 발표한다고 9일 밝혔다.
현재 진행성 위암 치료에서 PD-(L)1 면역관문억제제와 화학항암제의 병용요법이 1차 치료제로 승인돼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환자별 치료 반응이 달라 치료 효과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예측 바이오마커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으며,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위암과 식도암에서 예측 바이오마커를 기준으로 PD-1 약물처방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 루닛의 연구는 이런 임상적 요구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국내 다수의 대형병원 연구팀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총 585명의 진행성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중 275명은 면역항암제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와 화학요법 병용치료를, 310명은 화학요법 단독치료를 받았다. 연구팀은 이들의 조직 데이터를 루닛 스코프 IO로 분석, 환자의 면역표현형을 확인했으며, 면역항암제 치료반응과 연관지어 분석했다.
분석 결과, 병용치료 환자군은 단독치료 환자군에 비해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 8.2개월 vs 5.9개월)이 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루닛 스코프 IO가 분류한 면역활성(Inflamed) 환자군(228명, 38.9%)에서 병용치료 효과가 두드러졌다. 이들 면역활성 환자군은 단독치료를 받은 환자군에 비해 mPFS(11개월 vs 5.8개월)가 약 2배 길었다.
반면 루닛 스코프 IO가 분류한 비면역활성 환자군에서는 병용치료 시 7.3개월, 단독치료 시 5.9개월로 그 차이가 비교적 작았다. 이 밖에도 암 세포가 반지 모양으로 관찰되고 예후가 좋지 않은 반지세포암종 환자보다 비반지세포암종 환자에서 병용치료 효과가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기존 바이오마커로 알려진 PD-L1의 복합양성점수(Combined Positive Score, CPS) 기준점인 CPS 5 이상/이하인 환자군 모두에서 루닛 스코프 IO가 분류한 면역활성 환자군은 비면역활성 환자군에 비해 무진행 생존기간이 긴 것으로 관찰됐다. 이를 통해 PD-L1 발현 정도와 상관없이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낮추고, 옵디보-화학요법 병용치료 예후를 효과적으로 예측하는 독립적인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이번 연구는 루닛 스코프의 면역표현형 분류가 전세계 발병 암종 가운데 7.7%를 차지하는 위암 환자의 치료반응을 예측할 수 있다는 가설을 다시 한번 입증한 것"이라며 "환자가 가장 적합한 면역항암제 기반 치료법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루닛 스코프가 중요한 지표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