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에이비엘바이오(ABL Bio)가 어려운 국내 제약·바이오 투자 환경에서 코스닥 상장후 6년만에 처음으로 14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CPS) 유상증자 발행을 결정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모색하며 침체된 상황 속에서도 앞으로 진전하고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동안 에이비엘바이오는 라이선스아웃(L/O)을 위주로 현금을 확보해왔고, 2년반 전, 사노피와의 혈뇌장벽(BBB) 투과 이중항체 딜을 통해 상장후 5년만에 바이오텍의 흑자전환 모델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제는 기존 방식에만 머물지 않겠다는 의지이며, 국내 대표 바이오텍으로서 영역을 확장하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기존의 이중항체 에셋의 초기 임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하나둘 도출되면서 쌓은 자신감이 바탕이 됐다. 코스닥 상장 바이오텍으로서는 예외적으로(?) 자금조달 측면에서 그동안 보수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에이비엘바이오가, 이제는 공식적으로 5년내 '글로벌에서 인정받는 시총 5조원 달성'을 위해 ‘ABL 2.0’을 선포하며 탈바꿈하겠다는 시그널로도 읽힌다.
에이비엘바이오가 정한 키워드는 이중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이다. 지난 3~4년 동안 글로벌 항암제 분야를 주름잡고 있는 토포이소머라아제1(TOP1) 저해제 페이로드 ADC 약물에,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 기술을 접목시키는 시도이다. 올해에도 ADC 붐은 꺼지지 않고 이어지고 있으며, 뜨거운 열기 속에서 미국 머크(MSD),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등의 빅파마가 계속해서 고형암 ADC를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 여기에 올해 4월 이중항체·항체 플랫폼의 대명사 젠맙(Genmab)이 ADC 바이오텍 프로파운드바이오(ProfoundBio)를 18억달러에 인수하는 딜까지 이어졌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유상증자 결정 다음날인 지난 3일 온라인으로 열린 간담회에서 “이번 유상증자는 3개월 만에 (신속하게) 진행됐다”며 “ADC는 재작년말부터 빅파마가 거대한 흐름으로 밀려오고 있는 분야이며, 지난해 M&A의 초점은 ADC”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번에 조달한 1400억원의 자금은 전적으로 3가지 이중항체 ADC 에셋에 투입될 예정이며, 이들 에셋 모두 오는 2025년말까지 임상시험계획서(IND) 제출을 목표로 하며 2026년 임상1상 개발 진입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계속>